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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대화형식과 병리적 훈습

  가족은 가족 특유의 대화형식을 갖는다. 가족 상호간의 대화형식은 은유적일 수도 있고 암시적일 수도 있다. 건강한 가족의 대화는 직설적이며 공개적이고 민주적이다. 그러나 건강하지 못한 가족의 의사소통 형식은 비공개적이고 암시적이며 회유적이다.
   
  가족의 대화형식은 의식의 세계에서 결정하는 것이 아니고 무의식의 영역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의식이 이를 알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잘 하려고 하는 대화가 왜곡되기도 하고 왜곡하려는 의도에서 출발한 대화가 왜곡을 피해가는 경우도 있다. 대화 형식에 의해서 가지게 되는 가족의 병리적 요인을 병원의 실체라고 한다.

  병원의 실체는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왜곡된 대화, 비공개적인 대화, 은유적이고 암시적인 대화, 음모가 숨어있는 대화와 이들에 상응하는 몸짓을 가리키는 말이며, 결과적으로 정신질환을 가지게 하는 병인으로 작용하는 것을 일컫는 말이다.

  심리학은 인간의 정신병리와 성격발달 과정상의 관계를 연구하는 학문이고 상담은 심리학에서 발굴한 이론의 자원을 이용하여 깨어진 심리를 땜질하고 고장 난 부분을 수리하는 기술이다. 깨어지고 고장 난 인간의 심리는 출생초기에 보여준 부모의 병리적 행동에 근거한다.

  아이들의 마음에 병이 들게 하는 부모의 잘못된 행동을 병원의 실체라고 한다. 병원의 실체는 아이의 심리적 성장에 나쁜 영향을 주는 부모의 거친 행동과 멀쩡한 아이를 이상하게 보고 이상한 말로 아이의 행동을 비판하는 부모의 말속에 섞인 병리적 뉘앙스 때문에 아이가 혼돈을 일으키는 원인을 가리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