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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소(Undoing)

취소는 속죄하고 보상하려는 행위를 통해 죄를 범하는 충동이나 행동을 중화하려는 시도로서 무의식적으로 일어나는 방어기제이다. 건강한 사람은 변명, 보상, 선물증정 등으로 취소하려고 노력하는 반면, 강박적인 사람은 자신의 손을 수 분간 씻는다거나 같은 기도문을 반복해서 외운다거나 아니면 하루 종일 100을 세는 것과 같이 마술적이거나 상징적인 수단을 이용하여 죄로부터 해방되려 한다. 긴장형 정신분열증 환자는 연달아 몇 날 몇 주를 기도함으로써 인류의 죄를 취소하려 하는 극단적인 방법을 택하기도 한다. 이처럼 용납될 수 없는 충동이나 충동의 파생물을 직접적이거나 간접적인 주술적 행동, 몸짓, 생각으로 상쇄하고 중화하려 하지만 이는 단지 어떤 충동을 순간적으로만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을 뿐 미래의 유사한 충동을 막을 수 있는 지속적인 영구적 효과는 없다.
  개인은 어떤 행동이나 소망에 대한 죄의식을 느낄 때 그러한 행동이나 소망과 정반대로 되는 행동을 함으로써 죄의식을 취소하려하며 또한 무의식에서 자신의 성적인 또는 적대적인 욕구 때문에 대상에게 피해를 주었다고 느낄 때, 대상에게 준 피해를 취소하고 원상복귀하려는 행동을 하게 된다.

예 1.
  어떤 한 소녀는 식탁 너머에 앉아있는 동생이 너무 아름다워 보여 동생을 질투하게 되었고, 급기야는 “저 애의 이가 몽땅 빠져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런 생각은 그녀의 무의식 내에서 죄책감을 불러 일으켰다. 그녀는 곧 벌떡 일어나 치아를 튼튼히 해주는 우유를 컵에 가득 따른 후 동생에게 갖다 주었다. 이 행동은 취소 기제에 의한 것이다.

예 2.
  어머니를 물에 빠트려 죽이는 환상을 하고 있던 소년은 수도꼭지를 계속해서 잠그고 또 잠그는 강박행위로 고생하고 있었다. 이 행동의 의미는 수돗물이 계속 흘러 홍수가 되고 그로 인해 어머니가 죽게 되는 상황 자체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행위를 함으로써 환상속의 살해행위를 취소하고 있는 것이다.

  방어기제의 다양한 형태 간에는 분명한 경계선이 없다. 반동형성은 억압과 관련되고 취소는 반동형성과 관련된다. 반동형성에 의한 태도는 본래의 태도와 정반대되는 방향으로 이루어진다. 취소에서는 이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간다. 취소는 두 가지의 행동을 내포하는 강박 증상에서 가장 명백하게 관찰될 수 있는데 이 경우 보통 두 번째에 행해지는 행동은 처음의 행동과는 정반대로 이루어진다. 처음에는 가스 분출구를 잠거야 하고 그리고 나서는 다시 그것을 열어야 하는 환자를 그 예로 둘 수 있다. 가끔씩 취소는 이미 이전에 행하여진 것과 정 반대되는 식으로 하는 강박으로 구성되는 것이 아니라 똑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강박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최초의 행동은 무의식의 어떤 내용과 관련하여 행하여지게 되는데 이와 똑같은 행동이 다른 내적 상태 하에서 한 번 더 반복되어질 때 최초의 행동은 취소되어진다. 반복 강박의 목적은 은닉된 무의식적 의미를 제거하는 것이거나 정반대의 무의식적 의미를 내포하는 동일한 행동을 수행하는 것이다.
  어머니의 건강 때문에 강박적으로 기도를 해야만 했던 한 비종교인 환자는 기도를 한 후에 자신의 입을 가볍게 때리는 버릇을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행동은 “난 기도 말을 도로 가져갈 거야.”를 내포하는 행동으로써 어머니의 죽음을 소망하는 마음을 방어하기 위해 취소기제를 활용한 결과 갖게 된 증상이었다. 취소 기제는 오른손으로 맹세하는 동안 비밀리에 왼손으로 반대행동을 하면 거짓 맹세가 허용된다고 생각하는 어린이들에게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자료: 대한가족상담연구소 부모교육심리상담사 교재 중에서